금리: 돈의 가격
"주택담보대출 금리 4.36%"라는 한 줄에는 여러 개의 금리가 계단처럼 쌓여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만기가 길수록 붙는 기간 프리미엄, 빌리는 쪽의 위험을 값으로 매긴 신용 스프레드, 은행의 비용과 이익, 그리고 급여 이체로 깎아 주는 우대금리. 이 장은 그 계단을 하나씩 쌓아 보며 금리라는 가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본다.
- 금리를 이루는 세 조각(시간의 값, 기대 인플레이션, 위험)을 구분하고 명목금리에서 실질금리를 계산할 수 있다.
-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왜 내리는지, 만기가 길수록 왜 더 크게 흔들리는지 설명할 수 있다.
- 수익률 곡선과 신용 스프레드를 보고 시장이 앞날의 금리와 위험을 어떻게 보는지 읽을 수 있다.
- 내 대출금리를 기준금리·지표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분해하고 고정·변동·주기형의 차이를 계산할 수 있다.
돈에도 가격이 있다
빵에는 값이 있고 집을 빌려 쓰면 월세를 낸다. 돈도 마찬가지다. 남의 돈을 지금 쓰려면 값을 치러야 하는데, 그 값을 빌린 돈에 대한 비율로 나타낸 것이 금리(Interest rate)다. 1년 동안 100만원을 빌리고 104만원을 갚기로 했다면 이 돈의 가격은 연 4%다. 예금을 하는 사람에게는 같은 숫자가 반대로, 지금 쓰지 않고 참은 대가로 받는 값이 된다.
왜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대가를 요구하는가. 이유는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사람은 같은 물건이라면 나중보다 지금 갖기를 원한다. 지금 쓸 수 있는 돈을 1년 동안 남에게 넘기면 그만큼 기다려야 하니 보상이 필요하다. 이것을 시간 선호(Time preference)라고 하고, 경제 전체로 보면 돈을 빌려 투자했을 때 얻는 수익과도 맞물린다. 둘째, 1년 뒤 104만원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지금보다 적을 수 있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돈의 구매력이 줄어드니 그 몫을 미리 금리에 얹는다. 셋째, 빌려 간 사람이 돈을 못 갚을 수 있다. 위험이 큰 상대일수록 더 높은 값을 받는다.
뉴스에 나오는 금리들은 이 세 조각을 서로 다르게 섞은 것이다. 2026년 10월 초의 숫자를 늘어놓으면 이렇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Base rate)는 연 3.00%(한국은행, 2026-08-27 결정), 정부가 3년 동안 빌리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961%, 10년물은 연 4.376%(금융투자협회 최종호가, 2026-10-07), 은행의 새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4.66%다(한국은행, 2026년 8월 신규취급액). 정부보다 은행이, 짧게보다 길게 빌릴 때 금리가 높다. 이 장의 나머지는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를 하나씩 따라간다.
| 금리 | 수준 | 무엇의 값인가 | 기준 시점 |
|---|---|---|---|
| 기준금리 | 3.00% | 한국은행과 은행이 7일 동안 돈을 주고받는 기준 | 2026-08-27 결정 |
| 국고채 3년 | 3.961% | 정부가 3년 빌리는 값 | 2026-10-07 |
| 국고채 10년 | 4.376% | 정부가 10년 빌리는 값 | 2026-10-07 |
| 신규취급액 코픽스 | 3.18% | 은행들이 그달 새로 모은 돈의 평균 비용 | 2026년 8월분(9-15 공시) |
| 예금은행 저축성수신금리 | 3.08% | 은행이 새 예금에 준 평균 금리 | 2026년 6월 신규취급액 |
| 주택담보대출 금리 | 4.66% | 은행이 새로 내준 주담대의 평균 금리 | 2026년 8월 신규취급액 |
(기준금리: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국고채: 서울 채권시장 금융투자협회 최종호가 보도. 코픽스: 은행연합회 공시 보도. 수신·주담대 금리: 한국은행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2026년 6월·8월분)
명목금리와 실질금리
은행 창구에 붙은 "연 3%"는 명목금리(Nominal interest rate)다. 돈의 액수가 얼마나 불어나는지를 말한다. 그런데 우리가 실제로 신경 쓰는 것은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다. 물가가 3% 오르는 해에 예금 이자가 3%라면 통장의 숫자는 늘었지만 살 수 있는 물건은 그대로다. 물가 상승을 빼고 남은 금리를 실질금리(Real interest rate)라고 한다.
여기서 \(\pi\)는 엄밀히 말하면 앞으로 1년 동안의 기대 물가상승률이다. 돈을 빌려줄 때는 아직 앞으로의 물가를 모르기 때문이다. 기사는 편의상 지난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빼서 실질금리를 계산하는 일이 많다. 아래 시뮬레이터의 기본값은 2026년 6월 예금은행의 새 예금 평균 금리 3.08%와 2026년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9%다(한국은행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2026년 6월분, 국가데이터처 「2026년 9월 소비자물가동향」).
통장의 숫자와 장바구니: 실질금리 계산기
그래프의 점선 아래(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구역)에 점이 들어가면, 돈을 빌린 쪽이 이득을 보고 빌려준 쪽이 손해를 본다. 그래서 중앙은행이 금리 수준을 판단할 때도 명목금리보다 실질금리를 본다. 기준금리 3.00%는 2026년 9월 물가 2.9%를 빼면 실질로 0.1%쯤에 불과하다. 반대로 2022년 7월 기준금리는 2.25%였는데 물가는 6.3% 올랐으니 실질 기준금리는 −4%에 가까웠다(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통계청 「2022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 명목으로는 금리를 빠르게 올리던 시기였지만 실질로는 아직 돈이 아주 싼 시기였다. 이 이야기는 8장의 테일러 준칙으로 이어진다.
채권 가격과 금리의 시소
정부와 기업은 은행에서 빌리기도 하지만, 채권(Bond)을 팔아 돈을 빌리기도 한다. 채권은 "몇 년 동안 해마다 얼마의 이자를 주고 만기에 원금을 돌려준다"는 약속을 적은 증서다. 액면 100만원, 표면금리 연 3%, 만기 10년짜리 국고채를 샀다면 10년 동안 해마다 3만원을 받고 마지막에 100만원을 돌려받는다. 이 약속은 한번 정해지면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채권을 산 다음 날 시장금리가 4%로 오르면 어떻게 될까. 새로 나오는 채권은 해마다 4만원을 준다. 3만원짜리 약속을 누가 같은 값에 사겠는가. 이 채권을 팔려면 값을 낮춰야 한다. 얼마나 낮춰야 하느냐 하면, 이 채권을 산 사람이 만기까지 들고 있을 때 얻는 수익률이 새 시장금리 4%와 같아질 때까지다. 그래서 금리가 오르면 이미 발행된 채권의 가격이 내리고, 금리가 내리면 가격이 오른다. 시소의 양 끝이다.
만기가 길수록 시소는 더 크게 흔들린다. 30년짜리 채권은 앞으로 30년 동안 받을 돈을 할인하므로 할인율이 1%p만 바뀌어도 먼 미래의 돈의 현재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이 민감도를 재는 숫자가 듀레이션(Duration)이다. 수정 듀레이션이 8.6이라면 금리가 1%p 오를 때 가격이 대략 8.6% 내린다는 뜻이다. 아래에서 시장금리를 끌어 세 채권의 가격을 함께 본다.
금리를 끌면 채권 가격이 움직인다: 만기 3년·10년·30년
EC.bond, 액면 100, 이자 연 2회, 부도 위험 없음. 괄호 안은 수정 듀레이션.)이 시소는 두 방향으로 읽힌다. 금리가 내릴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는 장기채를 사서 가격 상승을 노리고,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는 장기채를 판다. 그래서 채권 가격은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시장의 판단을 매일 반영한다. 기사에서 "국고채 금리 급등"은 곧 "국고채 가격 급락"이다. 같은 사건을 금리 쪽에서 쓰느냐 가격 쪽에서 쓰느냐의 차이다.
만기별 금리: 수익률 곡선
같은 정부가 빌리는데도 3년 금리(3.961%)와 10년 금리(4.376%)가 다르다(2026-10-07 장 마감). 만기별 금리를 한 줄로 이은 선을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이라고 한다. 이 선의 모양에는 두 가지가 담긴다.
하나는 앞으로의 단기금리에 대한 예상이다. 10년 동안 돈을 빌려주는 방법은 두 가지다. 10년짜리 채권을 한 번 사거나, 1년짜리를 사고 만기마다 그때의 금리로 다시 사는 것이다. 두 방법의 기대 수익이 비슷해야 하므로, 사람들이 앞으로 단기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면 장기금리가 지금의 단기금리보다 높아진다. 다른 하나는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이다. 돈을 오래 묶어 두면 그사이 물가나 금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위험을 더 지니므로, 그 대가로 조금 더 받으려 한다. 그래서 평소에는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고 곡선이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2026년 10월 7일의 곡선에서 출발한다. 기준금리(3.00%), 국고채 3년(3.961%), 10년(4.376%)은 실제 값이고 꽉 찬 점으로 그렸다. 나머지 만기는 이 책이 이어 그린 교육용 값이며 빈 점으로 표시했다. 점을 위아래로 끌어 곡선을 바꿔 본다.
수익률 곡선 그리기: 점을 끌어 시장의 예상을 바꾼다
곡선이 거꾸로 서는 장단기 금리 역전(Yield curve inversion)은 기사에서 경기 침체의 신호로 자주 불린다. 시장이 앞으로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는 것은 대개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과거 여러 차례 역전 뒤에 침체가 왔다. 그러나 신호가 늘 맞지는 않는다. 미국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년 넘게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었지만 그 기간에 경기 침체로 판정되지 않았다. 기간 프리미엄이 낮거나 중앙은행이 단기금리를 빠르게 올린 시기에는 침체 없이도 곡선이 뒤집힐 수 있다. 수익률 곡선은 예언이 아니라 시장 참가자들의 평균적인 판단이다.
누가 빌리느냐: 신용 스프레드
같은 3년이라도 정부가 빌리는 것과 기업이 빌리는 것은 다르다. 정부는 세금을 걷고 돈을 찍는 중앙은행을 둔 나라의 이름으로 빌리므로 원화 빚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기업은 망할 수 있다. 그래서 회사채 금리는 같은 만기의 국고채 금리에 위험의 값을 더해 정해진다. 이 차이를 신용 스프레드(Credit spread)라고 한다.
신용 스프레드는 두 부분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예상 손실이다. 해마다 1%의 확률로 부도가 나고, 부도가 나면 원금의 40%만 돌려받는다면, 평균적으로 해마다 0.6%를 잃는다. 이만큼은 더 받아야 본전이다. 다른 하나는 위험 프리미엄이다. 사람들은 평균이 같아도 결과가 들쭉날쭉한 것을 싫어하고, 회사채는 국고채보다 팔기도 어렵다. 이 몫은 세상이 불안할수록 커진다.
위험의 값: 부도 확률이 회사채 금리를 끌어올린다
위험 회피가 한꺼번에 커지는 일은 실제로 일어난다. 2022년 10월 강원도 레고랜드 개발 사업의 채무 보증 문제가 불거지자 채권시장이 얼어붙었고, 신용등급 AA−인 3년 만기 회사채 금리가 연 5.5%를 넘었다. 국고채와의 차이도 1%p를 넘어 2009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는 보도가 나왔다(금융투자협회 최종호가·한국은행 자료 인용 보도, 2022년 10월). 정부와 한국은행이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을 내놓은 뒤에야 시장이 진정되었다. 이 이야기는 13장에서 다시 나온다.
신용 스프레드는 내 대출금리에도 들어 있다. 은행도 돈을 빌려 대출을 내주는데, 은행이 발행하는 은행채(금융채)는 국고채보다 금리가 조금 높다. 2026년 6월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그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4.17%에서 4.32%로 0.15%p 올랐기 때문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한국은행 「2026년 6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보도).
내 대출금리가 정해지는 구조
이제 은행 창구로 가 보자. 은행이 대출금리를 정하는 방식은 대체로 같다. 은행이 돈을 구해 오는 값을 나타내는 지표금리(Reference rate)에 은행이 덧붙이는 가산금리(Spread, margin)를 더하고, 고객이 조건을 채우면 깎아 주는 우대금리(Preferential discount)를 뺀다.
코픽스(COFIX, Cost of Funds Index, 자금조달비용지수)는 은행연합회가 주요 은행들이 예금·은행채 등으로 모은 돈의 평균 금리를 모아 매달 15일 무렵 공시한다. 그달 새로 모은 돈만 평균한 신규취급액 기준, 잔액 전체를 평균한 잔액 기준 등이 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026년 3월 2.81%에서 4월 2.89%, 5월 2.90%, 6월 3.05%, 7월 3.18%로 넉 달 연속 오른 뒤 8월에 3.18%로 멈췄다(은행연합회 공시 보도, 2026년 4~9월). 기준금리가 7월에 처음 오르기 전부터 코픽스가 오르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시장이 인상을 미리 값에 넣으면서 은행이 예금과 은행채로 돈을 구하는 값이 먼저 올랐기 때문이다.
대출의 금리 방식은 크게 셋이다. 변동금리는 3개월·6개월·1년마다 그때의 지표금리로 다시 정한다. 고정금리는 만기까지 한 금리를 유지한다. 한국에서 흔한 주기형(또는 혼합형)은 5년 같은 일정 기간 금리를 고정한 뒤 그 주기마다 다시 정한다. 2026년 6월 새로 나간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고정형의 평균 금리는 연 4.53%, 변동형은 4.27%였고, 고정금리 비중은 37.7%로 2014년 2월 이후 가장 낮았다(한국은행 「2026년 6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보도, 2026-07-28). 고정형이 0.26%p 비싸니 변동형을 고르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그 선택이 옳았는지는 앞으로 지표금리가 어떻게 가느냐에 달려 있다. 아래에서 그 길을 직접 그려 본다.
고정형이냐 변동형이냐: 5년 동안의 지표금리 길을 그려 본다
은행은 어디서 버나: 예대금리차
은행의 가장 큰 수입은 예금으로 모은 돈을 대출로 내주며 얻는 금리 차이다.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값을 예대금리차(Loan-deposit rate spread)라고 한다. 2026년 6월 예금은행이 새로 내준 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4.31%, 새로 받은 저축성 예금의 평균 금리는 연 3.08%로, 둘의 차이는 1.23%p였다. 전달보다 0.03%p 줄었다. 예금금리(+0.15%p)가 대출금리(+0.12%p)보다 더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한국은행 「2026년 6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KDI 경제정보센터 게재).
예대금리차는 늘 논쟁거리다. 금리가 오를 때 대출금리는 빨리 올리고 예금금리는 천천히 올린다는 "이자 장사" 비판이 나오고, 금융당국은 2022년부터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은행연합회 누리집에 매달 공시하게 했다. 반대쪽 근거도 있다. 이 차이에서 은행의 인건비와 전산 비용, 대출이 부실해질 때의 손실, 위기에 대비해 쌓아야 하는 자본의 비용을 치러야 한다. 차이가 너무 얇으면 은행은 위험한 대출을 줄이고, 경기가 나쁠 때 손실을 견딜 힘이 약해진다. 얼마가 적정한지는 은행끼리의 경쟁이 충분한지, 예금자가 다른 은행이나 상품으로 쉽게 옮길 수 있는지와 함께 판단할 문제다.
금리 계단: 기준금리에서 내 대출금리까지 쌓아 보기
이제 이 장에서 본 조각들을 한 번에 쌓는다. 맨 아래 기준금리, 그 위에 만기에 따른 기간 프리미엄(수익률 곡선), 은행이 국가보다 위험한 만큼의 신용 스프레드, 이 셋을 더한 것이 은행의 조달금리이자 지표금리다. 그 위에 가산금리를 얹고 우대금리를 빼면 내 대출금리가 나온다. 오른쪽(좁은 화면에서는 아래쪽) 그림은 같은 조각들을 수익률 곡선 위에 놓은 것이다. 변동형은 곡선의 짧은 쪽에서, 주기형은 5년 지점에서 지표금리를 가져온다.
금리 계단: 다섯 조각을 쌓아 1억원 대출의 월 상환액을 본다
계단을 몇 번 쌓아 보면 기사를 읽는 눈이 달라진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대출금리 상승"이라는 제목은 맨 아래 계단은 그대로인데 위쪽 계단(기간 프리미엄, 은행채 스프레드, 가산금리)이 올라간 경우다. 2026년 4~6월이 그랬다. 기준금리는 2.50%로 묶여 있었지만 코픽스와 은행채 금리가 먼저 올랐다. 반대로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 그대로"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라고 주문해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렸거나 우대금리를 줄였을 때 나온다. 기준금리가 대출금리로 번지는 길과 시차는 9장에서 연결판으로 다시 본다.
"4.36%는 내 금리가 아니다. 그럼 내 금리는 어떻게 정해지나"
7월은 바쁜 달이었다. 16일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렸고, 28일에 이 헤드라인이 나왔다. 지우는 처음에 이 4.36%가 자기 전세대출에도 적용되는 줄 알았다. 삼촌 백정호는 노트에 세 줄을 적어 주었다. 언제 기준인가(6월 한 달 동안 새로 나간 대출), 무엇과 비교했나(5월의 4.32%, +0.04%p), 누가 쟀나(한국은행이 예금은행 전체를 금액으로 가중평균). 그러니까 이 숫자는 지우가 은행에 가면 받을 금리도, 지우가 지금 내는 금리도 아니다. 지우는 자기 대출을 계단으로 분해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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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은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덧붙였다. "6월의 주담대 고정형은 4.53%, 변동형은 4.27%였다. 3년 안에 집을 사겠다면 그때 어떤 금리 방식을 고를지가 같은 원금에서 월 몇만원을 가른다. 오늘 정할 문제는 아니지만, 계단 그림을 노트에 붙여 두어라."
핵심 정리
- 금리는 돈을 지금 쓰는 가격이다. 시간의 값, 기대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의 세 조각으로 이루어지며, 누가 얼마 동안 빌리느냐에 따라 조각의 크기가 다르다.
-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값이다(피셔 방정식). 물가가 금리보다 빨리 오르면 예금자는 구매력을 잃고 빌린 사람은 실질 부담이 준다.
- 금리가 오르면 이미 발행된 채권의 가격이 내린다. 만기가 길수록(듀레이션이 클수록) 같은 금리 변화에 가격이 더 크게 움직인다.
- 수익률 곡선은 앞으로의 단기금리에 대한 시장의 예상과 기간 프리미엄을 담는다. 역전은 금리 인하 예상의 신호이지만 침체를 반드시 예고하지는 않는다. 신용 스프레드는 예상 손실과 위험 회피의 값이다.
- 내 대출금리 = 지표금리(코픽스·금융채) + 가산금리 − 우대금리다. 기준금리는 맨 아래 받침돌이고, 위쪽 계단이 따로 움직여 "동결에도 대출금리 상승" 같은 일이 생긴다.
확인 퀴즈
1. 1년 만기 예금 금리가 연 3%이고 그해 물가가 5% 올랐다. 이 예금의 실질금리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2. 시장금리가 1%p 올랐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가격이 가장 크게 떨어지는 채권은?
3. 기준금리는 그대로인데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랐다. 이 현상의 설명으로 가장 거리가 먼 것은?
4. 국고채 3년 금리가 4.0%, 10년 금리가 3.5%라면 수익률 곡선과 그 해석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